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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담기)

[취중토크] 양파

“사람들이 저보고 4차원이래요”
1997년 '애송이의 사랑'으로 데뷔한 10년차 발라드 가수. 하지만 본인은 "반토막도 못 채운 걸요. 6년은 빼야 된다"며 손가락 네 개를 펴보인다.

전 소속사와의 마찰 때문에 4년 활동 후 쉬어야 했던 6년. 한과 서러움 때문일까. 양파는 요즘 각종 인기차트에서 '사랑… 그게 뭔데'로 1등을 차지한 뒤 앙코르송을 부를 때마다 울음을 터뜨린다. 노래를 이어부르지 못할 정도의 '화장 범벅 눈물'의 주인공 양파를 취중토크에 초대했다.




●"요즘 제 눈물샘이 고장났나 봐요"

양파를 만난 날은 일요일 저녁. 약속 장소는 서울 압구정동의 한 고깃집이었다. 이날 양파는 SBS TV '
인기가요'에서 1위 격인 뮤티즌송을 받은 뒤 앙코르송을 제대로 이어부르지 못했다. 왈칵 터져버린 눈물 때문이었다.

마스카라는 이미 번질대로 번졌고, 마이크와 꽃다발을 든 양파는 중간중간 노래를 더 부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그때마다 다시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양파는 이날 입과 가슴이 아닌 눈물로 노래를 불렀다. 이를 본 방청객들은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며 가녀린 무대 위의 소녀를 응원해줬다.

-원래 눈물을 잘 흘려요?

"아니요. 요즘 제 눈물샘이 고장났나 봐요. 오늘 방송은 이틀 전에 녹화한 건데 좀 심하게 (눈물이) 터졌어요. 소감까지는 무덤덤하게 한 것 같은데 노래 전주가 나오는 순간 울컥하는 거예요. 속으로 '참자, 참아야 돼' 다짐했는데 제 노래가 4분 정도 되거든요. 중간에 그동안 겪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좍 스치더라구요.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서 그냥 마음가는대로 울어버렸어요."

양파는 후텁지근하다며 맥주를 시켰고, 가장 좋아한다는 가브리살을 불판 위에서 열심히 뒤집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파무침 대신 나온 간장에 절인 양파를 세 그릇이나 먹었다.

-술 잘 마실 것 같은데 주량은 어때요?

"맥주 세 병 먹으면 혀가 꼬이기 시작해요. 두 병까지는 알딸딸한 게 좋구요. 보통 열흘에 한 번, 이런 식으로 몰아서 마시죠. 아무래도 스케줄이 있으니까요. 취하면 저도 모르게 영어가 튀어 나와요. 그래도 재수없다고 하는 사람은 없어요.(웃음) 친구들이 '은진이 귀여운 영어 나온다. 집에 갈 시간 됐다'고 한대요."





-한때 버클리 음대로 유학을 떠났는데 마음고생 많았죠?

"졸업 못하고 1년 6개월 만에 한국에 다시 왔어요. 미국에 있을 때 3.5집 내고, 한국에서 4집 준비하려고 세 학기 마치고 돌아온 거예요. 지금도 기억이 선명한 게 제가 미국간 날이 1999년 9월 4일이었어요.

'아디오'로 활동할 때였는데 바로 전날까지 '막방'(마지막 방송)을 했거든요. 미국 도착해서 9월 6일 곧장 수강신청하고 강의실에 갔는데 어학연수 과정 없이 덜컥 수업을 듣다보니까 한 마디도 못 알아듣겠는 거예요. 충격이었어요. 이런 귀머거리가 없다며 얼마나 저를 원망했는지 몰라요."

-눈앞이 캄캄했겠네요.

"네. 정말로. 그 뒤로 두 세 달동안 영어에 미쳐서 살았어요. 잠꼬대까지 영어로 할 정도였으니까요. 하루 종일 TV 크게 틀어놓고 강의 내용 녹음해서 수백번씩 풀어서 듣고…. 그런데 제일 효과 좋은 게 뭔지 아세요? 한국 사람들을 멀리하는 거예요.(웃음)"

-그 당시 달러 당 환율이 1300원일 때인데 경제적으로 고달프진 않았나요?

"학비는 장학금을 받기로 해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방이 문제였죠. 학기초에 부랴부랴 도착한 터라 스튜디오(한국식 원룸)가 풀(full)이었어요. 엄마랑 발품 팔다가 간신히 방 하나를 얻었어요.

그런데 맙소사. 이번엔 룸메이트가 강적인 거예요. 30세 이탈리아 여자였는데 날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염불을 외우는 거예요. 모닝콜이 따로 없었죠. 뭔가 했더니 한 사이비 종교의 열성 신자더라구요. 룸메이트 친구들까지 모두 저한테 달려들어 그 종교를 전파하려고 하는데 정신이 없더라구요. 처음엔 이태리 정통 파스타를 실컷 먹을 수 있겠다 싶어서 좋아했는데…."

-그런 트러블이 있을 땐 보통 싸우는 편인가요, 아니면 회피하는 편인가요?

"피해요. 무섭고 속상하기도 해서 보름간 친구 집에 머물다 오니까 룸메이트가 아예 제 침대에서 자고 있더라구요. 그러더니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며 나갔어요. 전도에 실패한 거죠.(웃음)"


“제가 다닌 ‘버클리’는 다르죠”



●본의 아니게 논란에 휘말린 버클리 음대 출신

-당시 UC 버클리에 다닌다고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어요.
 
"버클리(Berklee College of Music)와 UC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는 철자부터 다른데 한국 발음으로 같으니까 그런 식의 오해가 많은 것 같아요. 제가 다닌 버클리는 음악 전문 단과 대학이에요.

파슨스가 디자인 강점의 학교인 것처럼 대중음악을 가르치는 곳이죠. 졸업은 못 했지만 그래미 수상자들도 여럿 배출한 곳이라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저도 할 말이 없는 게 그때 전 소속사 사장님이 3.5집 앨범에 제가 다니는 학교를 버클리가 아닌, UC 버클리로 기입했더라고요. 저도 뒤늦게 알고 속이 많이 상했죠."
 
-국내 대학을 가지 그랬어요.
 
"핑계는 아니지만 그때 공부할 상황이 안 됐어요. 고2때 데뷔 했는데 고3 올라가서 5월부터는 활동을 접고 입시에만 매달렸어요. 그런데 매달 모의고사를 보는데 신문에 제 성적이 공개되는 거예요.

요즘 말로 하면 제가 그때 국민 여동생 쯤 됐나봐요. 자랑스럽지도 않은 점수가 세상에 알려지니까 부끄럽고 견디기 힘들었어요. 제대로 공부할 수 없었죠.

재수를 고민할 무렵 MBC TV '가요큰서트'에 출연했는데 키식스 출신인 김홍탁 선배님을 뵙고 진학 상담을 했어요. 버클리음대 장학금 제도와 오디션에 대한 얘기를 들었죠. 그분 주선으로 98년 여름 오디션을 봤고 일찌감치 입학 허가를 받은 거예요."



-새 소속사를 만난 게 작년인데 컴백이 예상보다 늦어졌어요.
 
"곡 선정 작업이 좀 더디게 진행됐어요. 회사는 대중적인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저를 설득했고, 저는 조금이라도 제 취향을 살리고 싶어서 줄다리기를 좀 했어요.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일의 충돌이었죠.(웃음) 결국 이번 5집은 욕심(慾心)보다 사심(社心)이 많이 개입된 음반이었는데 결국 회사의 판단이 적중한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마음 편하게 이런 얘기까지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만약 지금 같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낭패감이 들었을까요?
 
"아무래도. 일단 대중들에게 어필하겠다는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컴백한 것이라서요. 만약 이렇게 제 생각을 양보했는데도 안 되면 다음 앨범부턴 무조건 제가 하고 싶은 음악만 하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사랑… 그게 뭔데'와 백지영의 '사랑 안 해'가 흡사하다는 지적
도 있어요.

 
"작곡가 분이 같으세요. 전체적인 이미지는 비슷할지 몰라도 코드 진행이나 멜로디는 확연히 차이가 나요. 혹시 백지영씨와 저의 성패가도가 비슷해서 그렇게 들리는 건 아닐까요.(웃음)"
 
5월 17일 발매한 양파의 '사랑… 그게 뭔데'는 온·오프 라인을 차례대로 석권하고 있다.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4주 연속 1위, 벅스와 멜론 차트 3주 연속 1위에 이어 공중파 순위 프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가히 양파 열풍이라 부를 만한 성적이다. 그는 "가장 가슴 벅찬 1위가 뭐였냐"는 질문에 "싸이월드"라고 말했다. 배경 음악으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노래에게 주는 '이달의 노래'에 꼽힌 걸 가리키는 말이었다. 며칠 전 한 극장에서 조촐한 시상식도 열렸다고 했다.

“5집은 사심이 개입된 앨범”
●한전 다니는 아버지 덕분에 몸에 밴 절전 정신
 
-미니홈피 열심히 하죠?
 
"제 마지막 하루 일과예요. 화장 지우고 책상에 앉아서 한 시간 동안 글도 읽고, 사진도 업 로드하고 그런 다음에 자야 마음이 편해요. 그 공간은 제 것이기도 하지만 팬들의 것이기도 하잖아요."
 
-요즘 미니홈피 해킹 때문에 동료 연예인들이 수난을 겪던데….
 
"동전의 양면 같은 거겠죠. 편리한 이면에 무서운 이빨과 손톱을 숨기고 있는 거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사진을 올릴 때마다 '이제부턴 이건 내 소유가 아니다'라고 자기 암시를 해요. 요즘 세대들은 거의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을 접하잖아요. 그래도 TV나 신문 인터뷰 보다 제 생각과 이미지를 100%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해요."


 
-부모님은 어떤 분이세요?
 
"아빠는 한국전력공사 소장님이시고 엄마는 전업주부세요. 두 분 모두 방목형 교육관을 갖고 계세요. 남동생이 저와 두 살 터울인데 학교 가기 싫다고 하면 엄마가 선생님한테 거짓말 해서 학교 안 보낸 적도 많아요.(웃음)"
 
-아버지가 한전 다니시면 가훈이 혹시 절전?
 
"그 정도는 아닌데 화장실 불 안 끄고 나오면 어릴 때부터 잔소리를 많이 들었죠. 완전히 경상도 싸나이 스타일이시거든요. 하도 집안이 어둑어둑하니까 동생이 '제발 우리집도 광명 좀 찾자'며 투덜대고 그랬어요.(웃음) 아빠 안 계실 때만 에어컨 몰래 틀었다가 걸려서 꾸중 들은 날도 많았구요. 융통성 부족한 게 아빠를 좀 닮은 것 같아요. 아빠와 저, 지나치게 솔직한 게 단점이거든요."
 
-집에선 어떤 딸인가요?
 
"장녀지만 늘 아기 같아요. 애교 많다는 얘기도 자주 듣고요. 성격상 밖의 일을 집에 갖고 들어오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 점에선 키우기 힘든 딸이죠. 헤헤."
 
-어릴 때 장래희망은 뭐였어요?
 
"외교관이나 판사요. 고1때 대구에서 서울로 전학왔는데 제가 다닌 학교가 대구 2학군이었거든요. 서울 8학군 못지 않은 곳이었는데 공부 제법 잘했어요."
 
-자신의 영혼이 가엾다고 생각될 땐 언젠가요?
 
"오히려 가엾지 않을 때가 가끔인데요.(웃음) 자그마치 6년을 허송세월로 보낸 거잖아요. 세상을 믿지 않게 됐죠. 자꾸 숨고만 싶었고. 저희 어머니가 나이 들어도 만년 소녀이신데 저도 그래요. 세상엔 소녀같은 할머니가 있는 반면, 어른 같은 아이들도 있잖아요. 저는 지금도 소녀라고 생각하는데 좀 일찍 지쳐버린 것 같아요. 사자성어로 하면 '탈진 소녀' 정도?(웃음)"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그 생각 오래 전부터 많이 했어요.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남자는 어떻게 잘 만나야 할까? 결혼도 빨리 해야지… 생각이 많아요. 고등학교 때 데뷔해서 햇빛 쨍쨍한 날도 경험했지만 벼락도 맞아봤고, 천둥 소리가 무서워서 가슴 졸이기도 했고…. 모롱이란 말 아세요? 각진 건 모퉁이, 각 대신 둥글둥글한 건 모롱이. 많이 부딪쳐서 모롱이가 된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혹시 4차원이라는 얘기 안 들으세요?
 
"어머, 어떡해. 또 나왔어, 4차원 얘기." 양파가 인터뷰 두 시간 만에 가장 크게 웃었다. 역시 사람은 웃을 때가 가장 예쁘고 여유로워 보인다.

“2년전 대시했다가 쓴맛…짝사랑 전문”


역시 연애와 결혼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양파가 할 말이 많은 것 같다. 그는 "먼저 호감을 표현하면 그때마다 결과가 안 좋았다"며 자신을 "짝사랑 전문"이라고 말했다. 2년 전 한 남자에게 먼저 대시했다가 마음만 들킨 뒤론 계속 싱글이란다.
  
"사랑에 실패해도 꼬리가 길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에요. 마음 정리하는데 딱 한 달 걸렸어요. 그 다음엔? 씩씩하게 잘 지내죠."
  
양파는 "자상한 남자한테 끌리고 특히 팔이 길고 예쁜 남자가 좋다"고 했다. 선호하는 길이와 라인이 있다고 말하는 걸 보면 팔에 단단히 꽂혀있는 게 틀림없어 보였다. 그는 "그렇다고 팔만 본다는 게 아니라 이왕이면 팔까지 예뻤으면 좋겠다는 뜻"이라며 웃었다.
  
그는 "남자를 처음 보는 순간 느낌이 빨리 오는 편"이라며 "이 사람이다, 아니다 하는 판가름이 일찍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혼 적령기는 여자 나이 28세 전후가 아니라 가장 결혼에 절실할 때라고 말했다.

글=김범석 기자 [kbs@joongang.co.kr]
사진=이영목 기자 [ymlee@ilgan.co.kr]

간만에 포스팅하는 글인데 펌질이다...
이렇게 오랜만에 올리는 이유는 시험때문도 아니고 과제 때문 ㅠㅠ
시험이면 일주일만 고생하면 점수 딸 자신이 있는데 과제니까 만드는게 너무 힘들어요 ㅠㅠ

아무튼 오랜만에 포스팅이 펌질이라 굉장히 송구 스럽지만...
앞으로 여유 있는 시간이 많을 만큼 만들어 올리는 포스팅이 많을겁니다.^^
인기가요 뮤티즌송 앙코르 부를때 엉엉우는 모습도 올려야하는데...

화장기 없는 얼굴도 너무 예뻐요```양파